지난 번 렌즈 조리개링에다 WD-40 뿌려둔 게 아쉬워서 이번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렌즈 조리개링이나 초점링에다 WD-40을 뿌리는 건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WD-40이 대중화 되면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실제로 쓰지 말아야 할 곳도 많습니다.
아프리카 오지에서 박카스 하나로 모든 병을 치료하듯한 제품이 WD-40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WD-40의 여러기능들은 딱히 어느하나 제대로 된 성능을 내지 못하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렌즈에 사용하기에는 렌즈 알의 코팅을 녹일수도 있고, 스프레이 제품이어서 뿌리면서 렌즈 내부로
원치않는 부분까지 입자가 날려서 접점의 피막이나 코팅, 방진 등에서 기능저하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WD-40은 기존의 조리개링의 구리스와는 상극입니다. 구리스를 녹여냅니다.
렌즈 바깥에서 열심히 WD-40을 뿌려서 묵직한 조리개링을 손볼수 없습니다.
침투성이 뛰어난 WD-40이지만 공간을 뛰어넘어 침투할 수는 없습니다.
조리개링의 뻑뻑함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렌즈를 분해해야 합니다.
렌즈 버릴 각오로 분해는 했고 윤활제라고는 없고 더구나 새벽이라 윤활제 구하러 다닐수가 없었습니다.
해서 종이로 테핑해서 막을 부분은 막고 휴지로 뭉쳐난 후에 WD-40을 조금씩 나눠 뿌리면서 기존의 구리스를
제거하고 부지런히 면봉으로 닦아내는 작업을 병행했습니다.
일단 WD-40 성분이 넉넉하면 조리개링이 아주 부드럽게 훨훨 날아다닙니다.
적당한 손맛(!)이 될때까지 조리개링의 스크류 부분을 면봉으로 조금씩 닦아 내었습니다.
많이 닦아내면 그만큼 묵직해 집니다.
WD-40을 렌즈 조리개링이나 초점링에 쓰게 되면 윤활 성분의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래도 최소 몇주는 문제없이 잘 동작할거로 믿습니다. 잘하면 더 오래도록 버틸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내구성 저하는 문제가 됩니다. 뭐.. 그때 또 뿌려준다는 각오로 쓰긴 했습니다만.
날 밝으면 제대로 된 윤활제를 사용하겠다고 맘 먹은 지 열흘이 지나서야 겨우 장만했습니다.
제목은 "수퍼루브"입니다. 미국산 제품입니다.
렌즈 수리나 청소하는 업체 대부분이 이 제품을 쓴다고 누군가 호언장담을 하더군요.
윤활 작용, 내열성, 내구성도 좋다고 하네요. 판매처도 렌즈에 쓰기에 좋을거라 추천하더군요
왼쪽은 스프레이형이고 오른쪽은 일반적인 구리스형입니다(참고로 구리스형의 용량은 100g 입니다).
스프레이형은 침투력이 높은 대신 구리스형 보다 내구성이 좀 떨어집니다. 둘다 구매했습니다.
특성을 파악해야 될 듯 해서 질러봤습니다. 다시 사러 나오기엔 구매처가 너무 멀어서...
구매한지 10년이 넘은 WD-40을 아직 쓰는 걸로 봐서 오늘 구매한 수퍼루브는 한 20년은 쓸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_-;
지금 사용하는 렌즈중 딱 하나가 조리개링이 묵직해서 조만간 사용해 봐야 하는 데
아직은 조리개링의 불편함보다 렌즈 말아먹을 각오가 부족해서 저지르진 못하고 있습니다.
어찌되었건 며칠 전 사야지 맘 먹고 오늘 구매했습니다.
당부 드리고 픈 말은
렌즈를 분해하면 1mm 전후의 베어링이 스르륵 흘러 나오는데 이걸 잃어버리거나
잊어버리고 조립하면 초점링 기능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결국 렌즈 수리 전문점으로 후송보내야 합니다.
그리고 분해해서 렌즈를 후송보낼시 조립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렌즈마다 분해와 조립의 난이도가 다른데 뜯어서 좋은 꼴 볼 확률이 낮습니다.
해서 렌즈 하나 버릴 각오가 없다면 말아먹을 수 있습니다.
이글의 요약...
1. 렌즈 조리개링 부드럽게 한다고 WD-40을 쓰면 문제가 될수 있다.
2. 그냥 함 사봤다. 윤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