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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자이스 테사 50mm F2.8 렌즈 조리개 수리

category 사진 2010. 3. 12. 17:05

AF 렌즈들을 정리하면서 남은 렌즈중 하나가 테사 50mm F2.8 이다. 이넘은 한달전에 렌즈 청소를 해서 내부에 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넘인데 조리개링이 뻑뻑한 이유로 남았다. 

렌즈 청소를 한 보고사(서울)에 다시 올려보내고(택배비), 수리비가 추가 지출될 가능성이 간과할 수 없어서 자체적으로 조리개링을 수리하기 위해 분해를 했다. 

렌즈 하나 버릴 각오로 시작해서 대략 3시간 가량 시행착오 끝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분해시 조심해야 할 부분이 나사를 풀면서 스프링이나 볼 베이링이 흘러 나올수 있으니 조심조심 작업해야 한다. 



원래는 재봉틀 기름을 사용해야 하는 데, 재봉틀 기름을 구할 수 없어(철물점에 판다고는 하던데...) 만능 세척제 WD40을 사용했다. WD40은 재질을 녹이기도 해서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렌즈 표면의 코팅이나 렌즈 플라스틱 외피를 녹일수도 있다(이또한 각오한 부분이고).

너무 많이 사용하면 흘러 내려서 여기저기 지저분할 수 있고 렌즈 알쪽으로 가면 아무래도 좋지는 않다. 이를 위해 반드시 WD40 분사구에 빨간색 빨대를 꽂아서 사용해야 한다. 최대한 약하게 분사하되 다른 곳에 뿌려질수 있으니 중요 부위는 가리고 작업하면 더 좋겠다. 

WD40은 렌즈에 사용하기에는 좋지는 않다. 윤활제이긴 하지만 구리스와는 상극으로 구리스를 녹여버린다. 또한 녹 이나 기름때 제거에는 탁월한 성능을 자랑한다. 하지만 딱히 렌즈 청소나 수리에 대해 준비된 것이 없고 사용에 문제가 될수 있는 렌즈 알 부위만 주의하면 될거란 무대포로 진행을 했다. 

WD40을 다 닦아내거나 마른 후에 구리스를 사용하면 되는 데 언제 마를진 모른다. WD40 자체가 열에 약하니 헤어 드라이기를 사용할 수 있겠지만 그냥 자연 건조 되면 다시 뿌려주거나, 구리스를 구해 사용할 거라고 생각하고 저질러 봤다("슈퍼루브" 제품이 렌즈에 제일 적합하다고 한다).


렌즈 청소에 최소가격이 3만원 부터 시작되는 이유가 있었다. 시간을 많이 잡아 먹는다. 숙련되면 시간이 줄긴 하겠지만 제대로 하려면 반복해서 세척을 해줘야 한다. WD40을 뿌리고 조리개링 몇번 돌려주고 면봉과 휴지로 닦아내고, 다시 뿌리고 조리개링 돌려주고 다시 면봉과 휴지로 닦아내고.. 주욱 이 작업만 했다. 



사진의 먹물처럼 보이는 까만 부분이 닦아낸 흔적들이다. 기존 수리업체에서 청소를 하면서 구리스 재질이 사용되어 있었는데 WD40을 뿌리면서 다 닦아 냈다. 검정 먹물 부분이 쇳가루 부스래기인지는 확인이 안된다. 그렇다고 찍어 먹어볼수도 없는 형편이고.

세척제는 조리개 부분의 12시, 5시, 8시에 먼저 뿌리고 렌즈 옆면이 발아래로 향하게 해서 열심히 조리개링을 열고 닫되 세척액 가루가 날리거나 중력 방향으로 아랫쪽에 고일수 있어서 필히 휴지를 준비해 두어야 한다. 대물 렌즈가 약간 위로 올라가게 해서 렌즈 뒷면으로 고이게 하면 더 좋다. 



면봉 10개 정도, 휴지 한 1.5미터 가량 정도가 청소에 동원되었다. 면봉 사용시 양쪽 모두 사용하다 보니 손바닥이나 손가락에 묻는건 어쩔수 없다손 치더라도 그 손가락과 손바닥이 다시 렌즈 본체를 잡다보니 렌즈 알에 묻을 수 있다. 이 부분을 조심해서 작업하면 된다. 렌즈 앞쪽엔 허접 필터 하나 달고 뒷면엔 작업이 불편해 그냥 내벼두었는데 세척액 가루가 조금 날렸다. 

마지막으로 볼 베어링과 스프링은 난 코스인데 책상위에서 작업하다 볼과 스프링이 튈까 염려해서 바닥에서 작업했다. 쉽게 작업 하는 방법은 스카치 테이프에 종이 조각을 잘라 붙이고 그 부분이 볼 베어링과 스프링을 잡아주고 살짝 고정이 되면 테이프를 떼어내는 방법을 사용했다. 

스프링과 볼 베어링을 집을 수 있는 (작은 사이즈의) 롱노우즈가 꼭 필요하다. 주의점은 역시나 볼 베어링과 스프링이 튀면 잊어버릴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이 부분만 조심하면 어렵지 않을 걸로 생각된다. 

손가락과 손바닥이 얼룩이 많이 묻어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못했다. 중요한건 잊어버리지만 않고 힘으로 작업하지만 않으면 어렵지 않은 작업이라 봐도 무방하다. 

렌즈에 따라서는 세척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수 있겠지만 이건 경험치를 꾸준히 높여야 할 부분이고 이제 남은 것은 곰팡이 처리 노하우만 습득하면 될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