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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초 - 헤어글라스

category 물생활 2008. 12. 19. 06:18
우리집에서는 헤어글라스 수초가 제대로 성장을 하지 못 했습니다. 
스스로 납득할 만큼 키워보질 못해서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 수초중에 하나입니다. 강건너 사는 녀석이 술먹고 하는 온갖 구박과 염장 속에서도 굿굿히 버티며 무시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물생활은 나름대로 자신만의 방식이 제각기 다릅니다. 
똑같이 환경으로 셋팅한 어항에서도 다른 결과를 나타내는게 물생활이란 이야기는 진부한 이야기입니다. 
누군가가 했던 방법이 자신에게는 잘 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물론 잘될수도 있습니다. ^*^

제가 아는 수초 고수분들은 자신의 방법이 절대적이지 않다고 이야기하십니다. 
항상 겸허한 태도와 배울려는 자세를 가집니다. 이로 인해 흑사에서 남미 유경수초는 절대 안된다는 법칙(?)이 깨어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강건너 사는 녀석의 주된 주장은 "헤어글라스는 묵은 소일에서는 안된다. 하지만 새 소일엔 엄청 잘 자란다. PL등에선 절대 안된다. 무조건 (아카디아) 직관등이며 반사갓이 있으면 좋다." 입니다.

저의 헤어글라스를 키우는 어항 상태입니다.   
1. 2자 오션프리 어항(600-360-410)에 기존에 사용하던 ADA 아마조니아 소일에 일부만 새로 추가했습니다.
2. 이니셜 스틱을 초기에 바닥재에 넣었습니다. 
3. 고압이탄을 사용하지만 이탄은 아주 적은 량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강건너 녀석의 의견을 따르지 않는 이유는 PL등을 사용해서 헤어글라스를 번성시킨 분을 알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완전히 새로 헤어글라스를 심었습니다. 조명등기구로 t5 4등, 1000k 등을 설치했습니다. 그전에는 36w PL등 2등으로 3달, 그리고 t5 6등(기성등기구 2세트 사용)으로 3달정도 사용했습니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형광등 또는 PL등의 주광색은 6000~6200k 정도입니다. ADA나 아카디아에서 사용하는 수초용 등은 8000K입니다. 
각기 여러 주장들이 있지만 1.광량, 2.연색성, 3.색온도 입니다. 이중 색온도는 수초의 생장보다는 감상의 관점이 좀더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 실제로 냉백색(5000k)에서 광합성이 뛰어나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수초용 등을 판매하는 회사에서 주장하는 수초 생장과 광합성과의 상관관계는 정확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외부여과기 하나 달면 여과에는 문제가 전혀 없을거라는 과장광고와 동일한 이치라 보여집니다.
(생물학적 여과는 박테리아가 하는 것이고 외부여과기는 박테리아가 살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뿐입니다. 박테리아의 80% 이상이 바닥재와 물, 유리, 유목, 수초 등에서 살고 있습니다. 당연히 외부여과기는 최고로 잡아도 20%를 넘지 못합니다.실제로는 우수한 여과기라고 해도 10-15%가 최고치입니다)

한마디로 등기구는 질보다는 양이 우선시 됩니다. 

제가 헤어글라스에 대한 고집(?)을 세우게 된건 다음의 글으로 인해서입니다.

많은 분들이 헤어그라스를 잘키우고 싶어하지만 어렵다고 하십니다.
제 경험을 토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이견이 있겠지만 제 경험입니다.

1. 바닥재는 소일입니다. 종류는 상관없습니다. 흑사보다는 진흙성분에서 잘 자랍니다. 개인적으로 필그린소일이나 국산소일 추천합니다. 꼭 ada소일일 필요는 없습니다. 

2. 바닥비료는 없는편이 좋습니다. 
의아해하시는분이 많겠지만, 우리가 보고싶어하는 부드러운 빽빽한 잔디밭을 원하신다면 비료 없이 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유는 비료가 들어가면 헤어그라스는 두껍고 튼튼하게 자랍니다. 헤어그라스는 튼튼하게 잘 자랄지 모르지만 관상가치는 떨어집니다. 다시 말해서 가늘고 곧게 자라는 것이 예쁩니다. 런너를 뻗는 데도 비료성분이 별 도움이 안됩니다. 굵고 튼튼하게만 자라려고 하니까요.

3. 광량에 대한 의견도 이견이 있겠지만 헤어그라스가 자라는 실제환경은 얕은 물가입니다. 
따라서 광량이 풍부해야 한다고 생각 하겠지만 물속 깊이까지 도달해주기만 하면 됩니다. 꼭 아카디아 등이 아니어도 오히려 10000k t5등이 골고루만 비춰주면 더 좋습니다. 물론 우리가 보기에는 어두워 보여도 색온도가 높은 편이 좋습니다. 

4. 여과는 중요합니다. 
성장이 느린 수초들은 이끼와의 경쟁에서 초기에 많이 밀립니다. 꼭 좋은 외부여과기가 아니어도 차라리 스폰지 여과기 여러 개가 좋습니다. 수초 어항에 웬 스폰지냐고 반문 하시겠지만 co2만 정상적으로 나온다면 상관없습니다. 

5. co2는 많은 편이 좋습니다. 스폰지 쓰시고 약간 과하게 쓰시면 예쁘게 잘 자랍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헤어그라스에 대한 의견(이탄,비료,광량)에 상반되는 부분이 많겠지만 제 경험이오니 참고하시구요. 저는 2자에 헤어그라스만 연두색의 가늘고 짧은 그리고 빽빽하게(핀셋도 잘안들어갑니다)1년 째 키우고 있습니다. 

6. 가장 중요한걸 빼먹었는데요. 심고나서 마냥 기다리시지 말고 무조건 잔디깍듯이 이발해 주세요. 많으면 1주일에 한두번씩 중요합니다. 겨우 나온 새순을 아깝다고 생각지 마시고 무조건 아주 짧게 깍아 주세요.




윗글을 읽고 나서 좀더 헤어글라스 생육에 대한 다른 분들의 의견을 종합해 봤습니다. 

1. 바닥비료는 사용하지 않는게 좋다. 
헤어의 굵기가 얇고 깨끗하게 자라게 하는 조건이다. 비료성분이 없는 아마조니아를 사용하는 분도 있다.
바닥비료가 많으면 헤어잎이 굵고 꼬불꼬불하게 자라서 다른 유경초와 혼합해서 생육시 헤어 식제할 부분은 비료성분을 최대한 줄이는 게 좋다. 

2. 소일에서는 잘 녹지 않는다. 
일반모래에서도 헤어글라스를 키우는 분도 계시지만 소일일 경우 녹아내리는 경우가 현저히 줄어든다. 

3. 아주 강한 조명이 아니어도 잘 자란다. 
4자에 t5 28w 6등(합계 168w)으로도 무성하게 자라는 분도 있다. 기성 등기구 제품으로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4. 수온이 높아야 잘 자란다. 
몇 분이서 테스트 한 결과 유경초가 26-28도 전후가 가장 빠른 성장과 자태를 가지는데 비해 헤어글라스는 30-32도 사이일때 가장 이쁘고 빠른 번식을 보인다. 

5. 이끼는 생이새우가 좋다. 
헤어는 빽빽하게 자라기 때문에 안시, 시아미즈보다는 생이새우가 헤어에 낀 이끼들을 잘 처리한다. 

6. 헤어글라스를 뿌리 바닥재 부분까지 수차례(보통 20회 이상) 잘라주면 미니헤어 크기만큼 자란다. 

7. 삼파장 전구, PL등, 일반등 .. 특별히 등기구를 가리지 않는다. 
한마디로 위에서 언급했듯 광량이 제일 우선시 된다. 


지금 돌이켜보건대 헤어글라스의 더딘 성장은 이탄의 양을 줄인 게 더딘 성장의 원인이지 않나 추측해봅니다.
CRS를 키우다보니 이탄중독에 대한 불안감과 유막과 함께 이탄 방울이 맺힌 것때문에 최소로 사용했었습니다.


최근의 어항 환경은 조금 바뀌었습니다. 
우선 에하임 2217 외부여과기가 수류로 인해 CRS에 안좋은 영향을 미쳐서 퇴거했습니다. 그리고 스폰지여과기를 사용했습니다만 물방울 튐으로 인해 어항 외부의 백패널과 어항 뒷면 사이에 얼룩이 발생하고 지저분해져서 스폰지여과기를 퇴출했습니다. 

아마존 5w 측면여과기를 사용하면서 녹색 이끼가 자주 발생하고, 헤어글라스에 붓이끼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수초 뽑힐 것 각오하고 긴급히 시아미즈 알지이터 2마리를 투입했습니다. 안시114 유어도 4마리 투입했습니다
(코리도라스를 잠시 넣어봤습니다만 분진을 일으키고 CRS에 문제가 될듯 해서 바로 빼냈습니다)

유막 제거기를 설치해서 유막 제거도 되고 이끼 포자가 같이 유입되어 어느정도 걸러주고 있습니다.
다음주에 자작여과기를 만들어서 설치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나서야 이탄을 좀더 많이 투입할 예정입니다. 

시아미즈 알지이터(예전에 플라잉폭스가 알지터로 둔갑한 경우가 많아 다시 자료를 찾아 확인했습니다) 투입 이틀 되었지만 붓이끼는 일정부분 없어졌고, 뽑아놓은 헤어글라스도 없습니다. CRS와도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 작업 예정중인 자작 외부여과기를 빨리 설치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빨리 작업을 해야 할텐데.. 이리저리 발에 걸린 일이 많네요.